고구마
(동화)
늦은 봄부터 가꾼 고구마는 추석지나고
가을 서리가 오기전 캠니다
무성한 넝쿨 줄기을 걷어내고
다칠까봐 조심조심 캐면
큰것은 아가 머리만도 하고
작은것은 아가 주먹만도 하답니다
한여름 뙈얏볕에서 잘도 자라 주었습니다
한 여름 낮 더위에는 숨을 헐떡 거리고
밤에는 깜깜한 하늘에 달과 별을 바라보며
더위을 식히고 새벽이슬에 세수을 하면서
더운 여름을 살았답니다
어릴적 우리 엄마는
고구마를 한소쿠리 삶아 내놓으면
우리들은 뜨거운 고구마를
호호 후후 불며 빨리 식기를 기다렸지만
쉽게 식지가 않아 젖가락에 꽂아 먹다가
땅에 떨어뜨리면 쳐다보고 있던 강아지가
낼름 주어 먹었습니다
고구마는 하나도 버릴것이 없는 작물입니다
엄마께서 줄거리 따서 껍질 벗겨 된장에 나물해주면
맵지가 않아 우리들은 밥에 싹싹 비벼 맛있게 먹었고
고구마 캔다음 줄기는 말려서 소 겨울 식량도 되었으니
우리집 가족 모두에게 참 고마운 고구마 었습니다
제일 맛난 고구마는 구워 먹는 고구마 입니다
송아지 겨울밥 쇠죽을 끓이면서
아궁이 잿불을 끌어내어 고구마을 묻으면
까맣게 익은 군고고마가 됩니다
기다리다 빨리 먹으려고 꺼내보면 겉만 익고
속은 아직 익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우리들은 까망게 타버린 껍질이 뜨거워
이손 저손으로 호호 옮겨가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먹다 보면 얼굴에는 까만 재가 묻어 검둥이가 되어
서로 마주 쳐다보며 깔깔 웃기도 했습니다
또 어떤 친구는 점심도시락을 고구마로 싸왔습니다
옛날에는 쌀이 부족해 가난한 사람들은 고구마을 밥대신 먹고 살았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치킨이나 피자를 좋아 하지만 옛날에는 고구마가 가을부터 겨울까지 식량도 되었습니다
고구마는 이렇게 우리에게 아주 좋은 먹거리입니다
올해 가을 겨울 특히 눈이 내리는날 친구들과 또 가족형제들과
(이오덕 선생님 감자를 읽고 손녀에게 보낸 동화 입니다)
손녀가 이제 일한년인데 손전화가 있으니 보내 줘야 하것네 참맑은 가을 하늘이네만 국가적 푹력은 저리 성성도 하고 부끄러운 가을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