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책상, 직접 쓴 시 '그리움'의 초고가 놓여져 있다. ⓒ 김병기
그리움 - 백기완
아, 이 그리움은 어이해 지칠 줄을 모르는고발가락이 부르트고 허리다리가 들꼬여도이 그리움은 어이해 멈출 줄을 모르는가그날도 그랬었지우리들은 거꾸로 매달린 채 모든 걸 잃었었지만다른 건 몰라도 죽음만은 두렵지가 않았다마침내 네 그리움의 알짜(실체)를 대라네 그리움의 빛깔은 무어냐고 달구칠 때 떵떵 댔었지내 그리움의 알짜는 자유다 왜 잘못 됐어내 그리움의 빛깔은 마알간 물빛 민주주의다왜 잘못 됐냐구 야 이 개새끼들아죽이려거든 단 한방에 죽이라고그 강요된 좌절과 깜떼(절망)를 씹어 돌리던 그날꽁꽁 얼붙은 눈 위에 바시시 꽃 한 송이를 그려놓고이제 우리들의 역사는 죽음을 넘어선 의지로 이어진다이제 우리들의 하제(희망)는 뜨거운 눈물로 굽이칠 거라고아, 한없이 몸부림치던 그 그리움이여달구름(세월)도 머리가 하얗게 셌는데도또다시 밤이 새벽을 삼킨 이 캄캄한 먹밤껌벅껌벅 나서는 그 그리움은 무엇이던고말하라 그 그리움은 무엇이던고
16.12.16 11:47 | 백기완 기자 / 출전 :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