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뗏목지기는 조직원이었네 - 김형수

박상화 1 2,259

뗏목지기는 조직원이었네 

                                 - 김형수

 

 

 

양자강 물가에 뗏목지기 있었네

물 속에 노니는 고기처럼 한가하게

산맥을 빠져나온 구름처럼 유유하게

장기도 두고 낚시질도 하고

혁명의 세월에 한가하게 사는 꼴이

청년들 눈에 차암, 안돼 보였네

 

홍군에 참가하여

전장터에 한 목숨 내맡기고 싶었던

젊은 뗏목지기 견디기 힘들었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5년, 6년, 7년이 지나도

아무런 전투에도 불려가지 않았네

 

머리에 하나 둘 흰머리가 나도록

무기력과 낮잠과 권태와 싸웠네

이마에 깊은 주름살이 서도록

초조감과 조급성과 세월과 싸웠네

아무도 그 뜻을 헤아리지 못했네

그를 배치한 조직을 빼놓고는

 

백군에게 쫓겨 파국을 앞두게 된

홍군이 어느날 그곳을 지났네

뗏목지기 나서 뗏목을 준비했네

5년이 넘게 10년이 넘게

흰머리가 나도록 준비한 뗏목지기

뗏목 풀어 한꺼번에 대군을 살렸네

 

무기력과 낮잠과 권태와 싸운 끝에

초조감과 조급성과 세월과 싸운 끝에

대륙의 역사를 10년쯤 앞당겨 놓은

조직의 역사를 10년쯤 늘려놓은

뗏목지기 인생을 아는 사람 없었네

그의 청춘을 관리한 조직을 빼놓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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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박상화
양자강=장강, 장강의 끝부분이 양자강이라 양자강으로도 알려져있으나, 장강이 원 이름. 한자 강江은 원래 이 장강을 지칭하던 글자였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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