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버들치> <정월그믐>

노창재 시집 <지극>에서

 

<​버들치>

 

개울에 비친 모래알이 너무 고와서

한 아이가 저도 모르게 손을 담갔습니다.

누가 볼록 렌즈를 얹었을까요.

아이의 손등으로 수천의 물길이 생겼습니다.

물길 따라 햇살이 버들치 떼처럼 지나갔습니다.

 

아이의 손등에는

평생,

햇살무늬 아롱진 버들치가 살았습니다.

 

   

------- 

     

<정월그믐>

 

 

 

 

 

찬바람 눈보라가 매서워서

구들장이 이렇게나 따듯해서

잠들다 잠깨어서

잠깨어 미안해서미안해서

삼경의 칠흑과 적막을 뚫고 나와

사립 앞에 무릎을 꿇은

불빛이 새는 쪽방 하나를 마주하며

풍경이 되어버린 경배

 

고립무원의 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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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해방글터
근데, 버들치 시에 정작 버들치는 안나옵니다. '버들치 떼처럼'이고, '아이의 손등엔..버들치'지, 실제 버들치는 등장하지 않아요. 마치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실제 고도는 나오지 않는 것 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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