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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이의 10월 - 변홍철

해방글터 1 760

 

지난해는 풍년이었다는데

쌀이 없대요

 

캄캄한 바다,

지난 봄 귀국선 타고 돌아온

이곳은 아버지 고향

 

건넛집 희숙이랑 뒤란 담 밑에서

사금파리에 햇볕 쓸어 담아

해종일 소꿉놀이를 해도

 

굶어죽은 동생 무덤가

마른버짐처럼 핀 하얀 구절초

배고프다고, 배고프다고

자꾸만 흔들리는 10월

 

가만히 귀 기울여보면 바람소리

들판을 흔들며 외치는 소리

쌀을 달라, 쌀을 달라

 

거기에 오늘 어머니도 계실까요

빈 자루 들고 나간 희숙이 어머니도

거기에 계실까요

 

일자리 찾아나선 아버진

오늘도 돌아오지 않고

 

해방은 왔다는데

 

우리는 쌀이 없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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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글터
우리 현대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진실을 규명하고 '복권'시켜야 할 아픈 역사, 대구 '10월 항쟁'(1946년)을 기리며 쓴 시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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