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 건너엔 여직 환한 공장의 불빛
점심 먹고 저녁 먹고
실밥을 따고 아이롱을 달구는 당신
늦게 나온 별처럼 깜빡깜빡
고단한 두 눈이 졸음으로 이울고
숨차게 돌아가는 미싱 소리에 이 밤은
끝도 없을 것 같아도
오늘밤 무슨 불꽃놀이라도 있는지
잔치라도 한판 걸게 벌이려는지
물 위에 드리워진 불빛을 밟고
가만 가만히 다가가서는
당신의 창가에서 펑펑 터지는 별들
그러나 당신은 아랑곳없고
미싱은 숨차게 돌아가고
실밥은 하나 둘 쌓여가고
보세요 당신
그 거친 손에서 달구어진 아이롱처럼
이밤사 순결하게 달아오른 별들을
따버린 실밥들이 하나 둘 쌓여갈 때마다
활발해지는 이 어둠의 풍화작용을
보세요, 땀방울 하나 헛되이 쓰지 않는 당신
누구의 땀과 폐활량으로 오늘밤
하늘의 사막에 별이 뜨는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