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가을비 추적추적 내리고
마지막이다, 마지막이다
비명과도 같은 너의 울음
나는 헐벗은 나목으로 만들어진 사람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울지도 못하고
걸어가지도 돌아보지도 못하는 사람
뜻밖의 설움이 있어
하염없이 네 생각을 하지
술이 되어버린 눈물과
눈물이 되어버린 시와
시가 되어버린 사랑과
그리고 가을밤,
죽어가는 코스모스를 베어가는 찬바람과
낙목한천 산국화 곱디 고운 단풍과
밤새 비에 젖어 떨어진 달과 별과
신비한 구름으로 어둡게 덮힌 저 하늘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