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문학적 실천이란 뭘까?

선남 0 1,013

2370c41e97d977de0e150bdab607fc09_1451595
2370c41e97d977de0e150bdab607fc09_1451595
2370c41e97d977de0e150bdab607fc09_1451595
2370c41e97d977de0e150bdab607fc09_1451595
2370c41e97d977de0e150bdab607fc09_1451595

  2003년 해방글터 3집을 내면서 모였던 모임인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던 일들이 이제야 조금은 생각납니다. 우리들은 가진 것도 없었고 누가 봐주기를 기대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투쟁의 현장 삶의 현장에 쫓아 다니면서 글을 썼고 글이 쓰여지지 않으며 그냥 농성장에서 같이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같이 밤을 새기도 했습니다. 그래야 할 것 같았거든요........

  여기까지 왔습니다. 어쩌다 보니까 말입니다. 그동안 수없이 그만두기를 말했고 뜸하게 글을 쓰지도 못했고 자기 삶의 수렁에서 허우적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가슴에 채이고 채이다 글이 한 편 쓰여지면 부끄럽게 내 놓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쓰여진 시들이 투쟁 소식지에 실리고 노동조합이나 단체의 카페나 홈페이지에 올려지기도 하더군요...... 족했습니다. 그것으로 누가 우리에게 원고료를 준적도 없고 뽀대나는 무대에 불러 시낭송을 해 달라고 청탁을 받아 본 적도 없습니다. 대부분 투쟁사업장 100일 혹은 200일 뭐 이런 식이거나, 아니면 불러주지 않았지만 찾아 갑니다. 

  행사가 아닌 몇명 덩그러니 지키고 있는 농성장에서 둘러 않자 시를 낭송하다보면 그렇게 말합니다. 꼭 우리 속에 들어와 본 사람처럼 시를 쓴다고 그렇지요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들의 문학적 실천은 일하는 사람의 삶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농성장에 매직으로 시 편을 써 놓고 걸어 놓고 오는 것이 다입니다. 우리도 비정규직이고, 우리도 사내하청 노동자였고, 우리도 일용직 노동자, 노점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시의 힘을 믿고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문학이 가야할 길에 대해 의심하지 않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지도 모릅니다.

​  문학은 태생적으로 저항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권력에 저항하고 폭력정권에 맞서기도 하고 그러다가 권력자의 눈에 가시가 되기도 합니다. 마찬가집니다. 해방글터 14년 동안 특정정파나, 노동조합 권력으로부터 지지를 받아던 적이 없습니다. 때로는 "너희들이 현장을 아느냐?, 현장을 가보지도 않고 시를 쓰느냐?" 비아냥도 받습니다. 문학적 실천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모르는 공격용 발언입니다. 해방글터의 글들이 눈에 가시 같을 수도 있습니다. 이럴테면 100일 넘도록 거리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데 관료들은 노동조합 가입마저 시켜주지 않고 연대도 하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시는 투쟁하는 노동자가 민주노총이다. 라는 시적 표현이 있으면 얼마나 눈에 가시이겠습니까 공격하고 싶었겠지요 그들 입장에서는 권력이나 권위주의는 보수정치권의 검찰과 경찰의 폭력뿐만 아닙니다. 노동시인의 예술 사상의 표현을 짓밟는 짓을 스슴없이 하는 노동관료들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 입을 틀어막기 위해 수백일을 굴뚝위에서 농성하는 노동자에게 압력을 넣어 노동시인의 시낭송을 막은 놈들도 있습니다. 좌우파를 막론하고 종파적인 패권적인 노동관료들입니다. 우리의 시들이 그들의 입맛에 맞는 시만 쓰라고 강요당한다면 문학예술은 죽은 것입니다.

  여기 힘들게 일하면서 한 달에 만원씩 회비를 모아 책을 내고 연대를 가면서 한 번도 힘들다고 생색내어 본적이 없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습니다. 얼마나 더 갈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개별 시인들이 얼마나 가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의 정신입니다. 시의 실천입니다. 현장에 가보는 못했지만 안타깝게 바라보면서 그 감흥의 순간들을 시로 표현하는 시인들에게 "현장을 가 봤느냐 얼마나, 현장을 아느냐 하는 비아냥이" 노동문학을 죽이는 짓입니다. 독재권력이 했던 짓들을 똑같이 하는 것입니다. ​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Comments

카테고리
반응형 구글광고 등
최근통계
  • 현재 접속자 2 명
  • 오늘 방문자 189 명
  • 어제 방문자 101 명
  • 최대 방문자 2,936 명
  • 전체 방문자 461,004 명
  • 전체 회원수 15 명
  • 전체 게시물 15,811 개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