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의 책


조선남 제2시집 『눈물도 때로는 희망』(푸른사상). 2016년 9월 25일 간행.

 

 

조선남 시인의 시집 『눈물도 때로는 희망』(푸른사상). 2016년 9월 25일 간행.

 

“시를 읽으면서 감동의 눈물이 고여 시가 내 눈물을 먹을 때 좋더라.”(채영희, 대구 10월항쟁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유족회 회장). 

 

“조 시인의 이번 시집에서 가장 빈번하고 돌올한 시어는 ‘사랑’ ‘상처’ ‘희망’이다.”(김용락, 시인․경운대 교수). 

 

“그의 많은 시는 하얀 종이 위에 쓰이기 전 세상을 바꾸는 꿈을 꾸는 처절한 삶의 현장에서 먼저 쓰였다.”(송경동, 시인). 

 

“희망이 사라진 시대에 여전히 ‘희망’의 화두를 놓지 않고 있다. 생각하건데 희망이란 얼마나 날 선 절망이며 가슴 선연한 아픔인가?”(임성용, 시인․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부위원장). 

 

“노동 가수로 20년을 살아오면서 많은 시인들 중 내 노래의 가사가 되어준 유일한 시인 조선남. 함께 걸어갈 수 있음이 내겐 자랑이다.”(지민주, 삶을 노래하는 노동 가수). 

 

“조선남은 한국 시문학사에서 자본이 지배하는 21세기의 상황을 육체노동자의 시선으로 인식하고 반영한 시인으로 평가될 것이다.”(맹문재, 시인)

 

 

누군가 나를 감시하고 있다 

나의 노동을

나의 삶을 

날카로운 드릴로 이마를 뚫고

감시카메라를 장착해 

꿈꾸고 사랑해 온 시간들

잊혀진 기억까지 감시하고 있다 

직장 상사인가

언제나 나의 자리를 넘보는 

저, 주림에 지친 눈빛들…… 하청노동자들인가

아니다 살아남으려는 발악에 가까운 몸부림

내 몸값을 올리고, 언제든지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게 

다양한 기능을 익혀두라고 충고하는 

약육강식, 야만의 경쟁 논리가 나를 감시하고 있다

 

꿈속까지 쫓아와 나를 다그치는 불안감

대체 이 불안감의 정체는 무엇인가 

끊임없이 경쟁으로 내몰리고 

그 대상이 결국 나의 노동이 되는 

갈가리 찢겨져 객체로 남아 버린 

야만의 시간들 속에 꿈은 사라지고

사랑도 시들고 

삶의 의지마저 꺾인 채 

나의 육체는 더 이상 영혼을 담는 그릇이 아니라

자본의 이윤에 약탈당한 빈 껍질이다

나의 노동은 늘 고부가 가치의 생산을 요구받고 

그때만 고용이 보장된다

또한 나의 노동은 

늘 동료들의 노동을 감시하고 

언제라도 대체 인력으로 투입될 수 있는 값싼 노동이다

 

사슬에 묶여

벼랑 끝에, 풀뿌리라도 부여잡고 매달린

나는

시퍼런 칼 날 위에서 대치하고 

절망과 희망의 가르는 전선이다 

 

―「나의 노동」 전문​ 

 

 

Comments

카테고리
반응형 구글광고 등
최근통계
  • 현재 접속자 8 명
  • 오늘 방문자 140 명
  • 어제 방문자 310 명
  • 최대 방문자 2,936 명
  • 전체 방문자 461,748 명
  • 전체 회원수 15 명
  • 전체 게시물 15,811 개
페이스북에 공유 트위터에 공유 구글플러스에 공유 카카오스토리에 공유 네이버밴드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