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터의 책
해방글터 시집 안내
해방글터에서 시집이 나왔습니다. 회원들의 먼지나는 주머니를 털어서 자비로 출간했습니다.
그래도, 지금 싸우고 계신 투쟁사업장 동지들과 투쟁의 전선에서 끌려가 구속된 노동자 동지들께는 무조건 공짜로 보내드릴겁니다. 이 시편들은 거의 싸우던 동지들의 피와 눈물을 재료로 만들어 졌기 때문입니다.
동지들께서 싸우시는 한, 해방글터는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동지들의 투쟁을 기록하고자 합니다. 이 책을 동지들께 유료로 판매하여 저희들에게 되돌아온 수익금은 다음번 투쟁하는 동지들을 기록한 노동해방시집을 출판하는데 사용될 것입니다.
출판사 문예미학사(☎ 053-426-7829)
해방글터와 함께 하고자 하시는 문예동지들의 많은 방문을 바랍니다.
땅 끝에서 부르는 해방노래 목차
안윤길/ 봄은 오는데외 9편
김도수/ 우리는 정규직외 6편
배순덕/ 이씨 아저씨외 4편
김강산/ 해방역외 1편
조선남/ 아메리카 후손 게이츠여외 10편
오원박/ 마지막 아침외 3편
들사랑/ 목련나무외 3편
박흥렬/ 포도꽃외 5편
신경현/ 정기건강검진외 5편
오동길/ 선전포고외 3편
찬조시/ 정인화-아, 그 날, 그 날이여
추천글/ 대우차 해고자 가족, 김영철, 유준영, 정인화, 조돈희, 남진우, 유덕상
값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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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끝에서 부르는 해방의 노래
- 조선남
허공을 휘저어
잡아 주는 손길 있었는가
끝없이 내려가는
막장 같은 깜깜한 아침에
불러 볼 희망의 노래
한 자락
우리 곁에 남아 있었는가
더는 못하지 이 짓을
끝내 송장이 되어 실려나가지
이러다가는
수없이 입버릇처럼 되 뇌이고도
악몽 속에서 깨어난 듯
깨어나 악몽 같은 현실 앞에
초라한 사내는
철판 위에 쪼그려 앉아 있다.
햇살보다 강한 불꽃
나를 태워 흐르는 쇳물이었다
살 타는 냄새
피할 곳이 없었다
돌아서도 거기가 거기
아득한 바다
모터 소리
징 징 징 크레인으로 감아 올리는
산 같은 바다
아무리 퍼 올려도
헛손질
이 저주받은 노동을 잊고 싶어
한 시라도 잊어버리고 싶어
일에 파묻혀 잊어버릴 수만 있다면
밤 낮 없이 일에 매달려
벗어날 수만 있다면 가난을
생살을 찢어 먹일 수만 있다면
우리아기 배불릴 수만 있다면
포로수용소 거제도
칠백 리 해안선을 따라
철책으로 둘려 처진
저주받은 노동 벗어날 수만 있다면
제 살을 파먹듯 몸부림칠수록
체념에 길들여지고
이중 삼중 착취의 사슬은
모든 길목을 차단하고
모든 도로를 봉쇄하고
첨단 정보망의 거미줄 같은
사슬은 노비문서에 붉은 줄로
확인한다
취업거부!
불순세력!
거머리처럼 달라붙어
피고름이라도 빨아대고
거친 숨 몰아쉬며
그대로 뻗어버리는 육신
땀 한 방울
시멘트바닥을 적시는
피 한 방울
틀어쥐고 쥐어짜고
매질아래 짐승의 울부짖음에도
견뎌내야 하고 버텨내야 하는
하청노동자!
노예의 피가 흐르고 있는가
※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함께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