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웅 / 1969년생 / 플랜트 배관공

강물처럼 두려움 없이 나아가라 땅처럼 단호해져라

조성웅 0 731

-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조합원들의 점거파업을 지지한다

 

함께 일하던 동료가 수천 명도 아니고 수만 명씩 잘려나갈 때도 

견디는 것이 최선인 줄만 알았다 

상여금이 사라지고 임금이 반 토막 나도 

참는 것이 최선인 줄만 알았다 

살아야 했으니까 

사랑, 의리, 행복 따위를 챙길 여력이 없었다 

아픈 것은 죄가 되었다 

곁에서 일하던 동료가 119에 실려 갔어도 

그라인드를 돌려야 했다 

모욕감이 들 때도 있었지만 한 번도 가족에게 이야기할 수 없었다 

살아남아야만 아이 학원 비라도 낼 수 있었으니까 

최선의 인내가 삶이었고 최고의 끈기가 생계를 유지하게 했으나 

꾹꾹 눌러 참은 자에겐 후회처럼 불행만 찾아왔다 

또다시 일당이 깎이고 하루아침에 공장 밖으로 쫓겨나야 했다 

그래도 자존심이라는 것이 있는데 

우리 하청들도 존엄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렇게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참고 참고 참았던 바닥에서 찾아낸 길, 

이렇게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임금 30% 인상 요구에 놀라 자빠지지 마라 

우리 하청들은 너무나 선한 사람이어서 

너희가 착취한 모든 이윤을 몰수하겠다고 이야기하지 않고 

너희의 경영권을 통제하겠다고 이야기하지 않고 

눈에 띄게 대놓고 도둑질 해 간 임금만 제 자리에 갖다 놓으라고 

소박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공권력 투입하라고 호들갑 떨지 마라 

우리의 요구는 너희들의 선동 보다 절박하고 단호하다 

 

고작 너희가 할 수 있는 짓거리는 분열 밖에는 없지만 

겨우 너희가 하려는 짓거리는 폭력 밖에는 없지만 

이심전심 

내 곁의 동지는 내가 지킬 것이다 

내 안의 두려움 때문에 너희의 폭력 앞에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경쟁을 벗어난 우리의 몸짓은 새로운 생명이었다 

곁에 서 있는 동지의 체온이 나를 살리고 있다

함께 웃는 동지의 웃음이 무너져 내린 한 세계를 충분히 감당하고 있다 

단결이었다 

너희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노동자계급의 무장이었다 

 

낯설지만 하루하루가 새로운 생의 첫날

흘러라, 벅차오르는 시간이여 

 

강물처럼 두려움 없이 나아가라 

가장 계급적일 때 가장 대중적인 연대를 조직할 수 있다 

땅처럼 단호해져라 

생산을 중단시키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우리가 옳다 

강물처럼 두려움 없이 나아가라

땅처럼 단호해져라

2022년7월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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