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은 기억해요
늦봄, 자줏빛 저녁노을처럼 기다릴께요
내가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그대는 더욱 멀어지겠지요
그러나 그대 멀어지는 마음의 보폭은
지구를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귀환하는
푸른 달의 궤도를 닮았네요
그렇게 내 등에 살포시 스미는 그대 몸의 따뜻한 여운
간신히 이 삶이 견딜만해집니다
내 기다림과 정반대 방향으로 멀어지는 그대여
그러나 그대 멀어질수록
우리는 벌써 이웃해 있습니다.
푸른달의 궤도를 따라
늦봄, 그리움은 지나치게 깊었습니다